본문 바로가기
  • 업무경험과 정보를 나눕니다
인사관리

기간제 근로계약서, 저도 처음엔 그냥 빈칸만 채우면 되는 줄 알았어요

by 실무기록자 2026. 7. 3.

비영리 기관 인사 업무를 처음 맡았을 때, 채용이 확정된 직원에게 근로계약서를 내밀며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름이랑 날짜 쓰고, 사인 받으면 끝이지."

 

틀렸었어요.

 

그때 제가 내밀었던 계약서는 정규직용 표준근로계약서였어요. 막 채용한 직원은 사업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였는데도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받은 양식이 하나밖에 없는 줄 알았거든요.

계약이 끝날 무렵에야 알았어요. 기간제 직원에게 맞는 계약서가 따로 있고, 거기에 반드시 적어야 하는 항목이 다르다는 걸요. 아찔했어요. 잘못 작성된 계약서 하나가 나중에 어떤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실감했어요.

 

비영리 기관에서 일하다 보면 기간제 직원이 정말 많아요.

국가보조사업, 공모사업, 민간위탁 — 사업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채용도 그 기간에 맞춰 기간제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인사 업무를 처음 맡은 분들은 이 계약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요.

 

이 글은 그때의 저처럼, 근로계약서를 처음 써보는 분들을 위해 썼어요.

 

 

정규직 계약서와 기간제 계약서, 뭐가 다른가요?

 

결정적인 차이는 두 가지예요.

 

첫째, 계약 종료일을 반드시 적어야 해요.

정규직(무기계약)은 근로 시작일만 적으면 돼요. 그런데 기간제는 시작일과 종료일을 모두 명시해야 해요. 이게 빠지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오해받을 수 있고, 나중에 계약 종료 시 분쟁이 생길 수 있어요.

 

둘째, 단시간 기간제라면 근로일별 시간까지 적어야 해요.

주 5일 풀타임이 아닌 경우에는 요일별 근무 시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해요(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 2026년 5월 기준). "주 20시간"이라고만 적는 건 부족해요.

[단시간 기간제 근무 시간 기재 예시]
월요일 09:00 ~ 14:00 (휴게 없음)
화요일 09:00 ~ 14:00 (휴게 없음)
수요일 09:00 ~ 14:00 (휴게 없음)
목요일 09:00 ~ 14:00 (휴게 없음)
금요일 09:00 ~ 14:00 (휴게 없음)
주 소정근로시간: 25시간

 

저처럼 "그냥 주 25시간 근무"라고만 적었다가는, 나중에 특정 요일을 안 나왔을 때 결근인지 아닌지 다툼이 생겨요.

 

비영리 기관에서 기간제 계약서가 특히 까다로운 이유

 

다른 블로그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부분인데, 비영리 기관만의 특수한 상황이 있어요.

 

상황 1. 사업 기간과 계약 기간이 맞지 않을 때

보조사업을 수행하다 보면 사업 승인이 늦게 나거나, 중간에 예산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계약서에 쓴 종료일과 실제 사업 종료일이 달라지는 상황이 생겨요.

이럴 때 현장에서 자주 하는 실수가 계약서를 수정하지 않고 그냥 넘기는 것이에요. 근로조건이 바뀌면 반드시 변경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고 서명받아야 해요. 구두 합의만으로는 증빙이 안 돼요.

 

상황 2. 계약을 반복 갱신할 때 무기계약 전환 여부

비영리 기관에서 사업이 계속 갱신되다 보면, 같은 직원과 기간제 계약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에요.

기간제 근로자를 2년을 초과해서 사용하면, 그 직원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무기계약) 근로자로 간주돼요(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2026년 4월 기준).

 

그런데 비영리 기관에는 예외 규정이 있어요.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 고용보험법 등 다른 법령에 따라 국민의 직업능력 개발 등을 위한 일자리 제공에 해당하면 2년을 초과해도 기간제로 유지할 수 있어요. 우리 기관이 어떤 근거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해요.

판단이 어렵다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에 전화해서 확인하는 게 가장 안전해요. 제 경험상, 직접 물어보면 꽤 친절하게 안내해줘요.

 

계약서 작성 전 꼭 확인할 체크리스트

 

10년 넘게 이 업무를 하면서 만들어진, 제가 실제로 사용하는 기간제 계약서 검토 순서예요.

기간제 근로계약서 작성 전 확인사항

계약 기본
[ ] 계약 시작일과 종료일 모두 명시했는가
[ ] 직무(업무 내용)를 구체적으로 적었는가
[ ] 근무 장소를 명시했는가 (재택, 현장 등)

임금
[ ] 임금 총액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적었는가 ("협의"는 금지)
[ ] 2026년 최저임금(시급 10,320원, 월 2,156,880원) 이상인가
[ ] 임금 지급일을 명시했는가

근로 시간
[ ] 소정 근로 시간을 적었는가
[ ] 단시간이라면 요일별 시작·종료 시각을 적었는가
[ ] 휴게 시간을 명시했는가 (4시간 → 30분, 8시간 → 1시간)

휴일·휴가
[ ] 주휴일을 명시했는가
[ ] 연차유급휴가 기재 여부 (주 15시간 이상이면 적용)

교부
[ ] 2부 작성했는가
[ ] 직원 서명 받고 1부 교부했는가
[ ] 3년 보관 의무 인지했는가

 

많이들 모르는 것 하나 더 — 계약서를 안 줬을 때의 처벌

 

근로계약서를 작성만 하고 직원에게 교부하지 않아도 과태료 대상이에요.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에게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돼요(근로기준법 제114조). "내가 갖고 있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 안 돼요. 반드시 직원에게 한 부를 주어야 해요.

그리고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PDF를 전달하는 것도 전자문서법상 적법한 교부로 인정돼요. 소규모 기관에서는 이 방식이 훨씬 간편하고 보관도 쉬워요.

 

직접 계산해보는 기간제 연차 발생 예시

 

기간제 직원의 연차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이 부분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헷갈려요.

예시: 2026년 3월 1일 입사, 2026년 8월 31일 종료 (6개월 계약)

근무 월 개근여부 발생연차
3월 개근 1일 (4월 1일 발생)
4월 개근 1일 (5월 1일 발생)
5월 개근 1일 (6월 1일 발생)
6월 개근 1일 (7월 1일 발생)
7월 개근 1일 (8월 1일 발생)
합계   5일

 

6개월 기간제 직원이 개근했다면 총 5일의 연차가 발생해요.

이걸 퇴직 시 정산해주지 않으면 미사용 연차수당 미지급이 돼요.

계약 만료 전에 미리 연차 사용을 독려하거나, 사용하지 못한 일수를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수당으로 지급해야 해요.

 

 

마무리하며

근로계약서, 사인 받는 게 전부가 아니에요.

기간제인지 정규직인지, 풀타임인지 단시간인지에 따라 양식도 다르고 필수 기재사항도 달라요. 비영리 기관은 기간제 직원이 많을수록 계약서 관리가 더 복잡해져요.

그때 제가 아쉬웠던 건, 이걸 미리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예요.

 

전임자도 없고, 물어볼 곳도 없어서 일단 해보고 나서야 틀렸다는 걸 알게 되는 상황들이요.

이 글이 그 상황에 있는 누군가에게 닿으면 좋겠어요.

 

 

 

📌

이 글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열어보세요.

13년차 사회복지사로 비영리 회계·인사 업무 경험과 정보를 나누어요.

기관에 따라 적용하는 데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블로그를 구독, 즐겨찾기 해두시면 편하게 활용해보세요!

 

 

 

👉 함께 보면 좋은 글